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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기록] 24.04.27 - 공간의 미래 / 유현준 (1)

rudy K 2024. 4. 28. 00:43

책 정보

 

공간의 미래 | 유현준 - 교보문고

공간의 미래 | 도시는 과연 해체될까? 집, 회사, 학교, 상업 시설, 공원…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공간의 가까운 미래를 엿보다우리가 사는 공간은 그 안에 사는 인간의 변화에 맞춰 함께 변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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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범위

여는 글 : 전염병은 공간을 바꾸고, 공간은 사회를 바꾼다

1장. 마당 같은 발코니가 있는 아파트

2장. 종교의 위기와 기회

내용 정리

시선이 모이는 곳에 위치한 사람은 권력을 얻는다

 

부엌이 주로 북쪽에 위치했던 것은 햇볕이 들지 않도록 하여 음식을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특히 원룸에서는 부엌은 복도쪽에, 침대는 창가 쪽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구조는 환기에 적합하지 않다. 또한 암막 커튼이 없이 깊은 잠을 자기 힘들게 된다. 따라서 침대는 복도와 창가 중간에, 창가에는 부엌과 큰 테이블을 놓는 것이 조금 더 합리적일 수 있다.

 

동양은 주로 기둥식 구조, 서양은 주로 벽식 구조를 채택해왔다. 하지만 우리나라 아파트의 경우, 동양에서 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벽식 구조를 채택하고 있는데 이는 공간의 효율성을 위해서다. 하지만 벽식 구조에는 두가지 문제점이 있는데, 층간소음에 취약하고 변화하는 공간 수요에 맞춰 적절히 변화시키기 어렵다. 따라서 변화된 주거 수요에 맞춰 적절하게 변형시키려면 기둥식 구조를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목구조는 네 가지 측면에서 친환경적이다.

1. 기둥식 구조이기 때문에 시간이 흘러도 용도를 변형하며 오래 사용 가능하다

2. 부분 보수를 통해 오래 사용이 가능하다

3. 시멘트나 강철 생산 시 배출되는 엄청난 양의 탄소 배출을 하지 않는다.

4. 나무가 자라면서 공기 중의 탄소를 흡수하고 건축자재로 쓰이면 탄소를 보관한 상태로 유지된다.

 

종교는 실내와 실외의 분리 > 높이의 차이 > 이동의 자유 통제 > 시공간의 통제와 같은 형식으로 발전해왔다.

 

각 종교들은 건축물을 만들고 그 공간을 통해 권력을 창출하고 유지했다. 하지만 전염병이 돌면서 공간에 모일 수 없게 되고 이는 곧 권력 시스템에 균열을 가져온다. 코로나는 이를 통해 종교의 본질, 다른 모든 공간의 본질에 대해 다시 의문을 제기하고 본질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도시 속에서 많은 공간을 가진 교회는 공간을 일반시민들에게 공유함으로써 교회의 문턱을 낮추고 세상으로 적극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교회는 신자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모든 사람을 위한 곳이기 때문이다.

 

생각 정리

오래 전에 사두고 계속 읽기를 미뤄왔던 책을 드디어 펼쳐보았다. 마케팅, UX 책 등 전문지식에 대한 책만 너무 읽으며 느낀 피로감을 소설과 인문학 책으로 풀어보고 싶었다. (이 책에 앞서 읽었던 '이방인'도 조만간 정리해서 올려보려고 한다)

 

서류상으로는 '건축공학과'인 내가 학교에 다닐 때도 안들었던 건축과 관련된 책을 읽다니 좀 웃기기도 했다. 학교 다닐 때는 재미없었던 건축이 사람 사는 이야기와 만나고, 새로운 관점들 위에서 바라보니 나름 흥미로웠던 것 같다.

 

특히 공간이 사회를 바꾼다는 말은, 공유 오피스를 이리 저리 옮겨다니는 회사 덕분에 다양한 공간을 겪은 후 각 공간의 특징이 업무 능률 뿐만 아니라 기분과 태도에까지 다양한 변화를 미칠 수 있음을 겪어봐서인지 정말 공감이 되었다.

 

우리 사회의 어떤 특징들이 지금의 비슷함을 넘어 기형적이라고까지 느껴지는 천편일률적인 구조들을 만들어냈는지의 관점도 재미있었다.

우리는 끊임없이 미래에 대해 예측해야하며, 저자는 공간이라는 관점에서 이를 해나가려고 한다는 점에서 건축가는 단순히 예술을 하는 사람이 아닌 사회를 디자인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집을 마련하는 것에 큰 관심이 없는 나에게, 이 책이 '어떤 공간에서 살아가야 하는지' 혹은 '이런 공간도 있을 수 있다' 는 관점을 제시해주는 책이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