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정리] 나는 왜 디퓨저를 구매할 수 밖에 없었나
한강진에 있는 블루 스퀘어에 갔다. 친구들과 한남-이태원-해방촌을 산책 할 겸 블루 스퀘어 3층에 있는 '북파크 라운지'에 가서 책을 읽기 위해서였다.
몇달 전에도 여자친구와 같은 코스로 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블루 스퀘어 2층에 있는 '소담상회'라는 플리마켓을 둘러봤다.
평소에도 향기 나는 제품들을 좋아하고 특히 자연 유래 성분으로된 아로마 향을 좋아해서 둘러보고 있는데 멀리서 부모님 또래 정도의 아저씨가 정장을 입고 뛰어 오셨다. 그리고 열정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하셨다. 이 제품은 어디에 좋고, 이렇게 써보면 좋고 하면서 손에 아로마 오일을 찍어주고 목 뒤에 뿌려주고 하면서 최선을 다하셨다. 향도 좋고 마침 집에서 쓰던 디퓨저를 다 쓴 시점이라 두 개를 구매하기로 했다. 제품은 택배를 통해 집으로 배송된다고 했다. 누가 보면 상업 행위에 넘어간 것이라고 볼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오늘 내 친구는 농담삼아 '강매 당했다'라고 표현했다)
구매하기로 결정하고 책을 읽고 걸어가면서, 어김없이 나의 강박 회로가 발동했다. 나는 제대로 된 소비를 한걸까? (한창 늘어난 소비때문에 고민이 많던 시기였다) 나는 왜 덥석 구매 해버리고 말았을까? 단지 거절하기 어려워서였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제품이 도착할 때까지도 계속 했다.
그러다 도착한 제품을 열고 시향을 하고서야 깨달았다. 나는 단순히 제품을 구매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제품에 대해 가치를 지불한 것이 아닌 사장님의 사업에 대한 열정과 고객을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배운 비용을 지불한 것 이었다.
사업은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제품을 너무나 사랑해서 도대체 남들이 왜 안쓰는지 몰라 답답해 미칠 것 같은 것. 그래서 어떻게든 내 제품의 좋은 점을 알리고 그것을 통해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고, 최종적으로 고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디퓨저 덕분에 집의 향기가 화사해졌고 나는 모든 향이 날아갈 때까지 거의 두 달에 가까운 시간동안 집에 돌아올 때 행복했다. 내가 지불한 비용 이상의 효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사장님의 태도까지 배웠으니 나에게 너무나 남는 장사였다.
그리고 오늘 다시 들른 '소담상회'에는 어김없이 사장님이 계셨다. 저번에는 너무 열정적인 모습이 부담스러워 조심스러웠는데, 오늘은 내가 더 적극적이었다. 사장님께 너무 잘 썼다는 감사 인사도 드리고 더 적극적으로 시향해보고 저번에 좋았던 향과 새로운 향, 이렇게 두 개의 아로마 오일을 구매하고 왔다.
이번에는 내 선택에 대해 그 어떤 의구심도 들지 않았다. 오히려 구매와 동시에 설레는 마음까지 덤으로 얻어왔다. 그리고 감사 인사를 전해서 사장님께 조금은 응원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오늘도 되레 내가 행복해지고 말았다.
이 모든 것은 사장님이 본질을 강화하는데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행복을 전하겠다는 본질. 그 본질이 사장님의 제품을 퍼플 카우로 만들었고, 나는 스니저가 되었다.
사장님의 제품이 아이디어 바이러스가 되어 아이디어 확산 곡선을 타고타고 더 크게 퍼져나가 사업이 번창하시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ps.
이 글을 까먹지 않고 적기 위해 메모해둔 곳에는 내가 다음과 같이 적어두었다.
열정을 불태우는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보상과 인정, 그리고 존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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